제목에 '학부모'가 전제되어 있으니 이 글을 클릭한 사람은 교사이거나 학원 강사일 것이다. 혹시 당신이 전화를 하기 전에 할 말을 미리 적어두고 그걸 읽으면서 통화하는 타입이라면 불편한 연락 내지는 단순 알림성 메세지도 적기 어려울 것이다. 아주 훌륭한 글은 아니기에 본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의 도움을 될 것이다.
기본
1. 주어는 반드시 학부모님으로 통일하자.
보조 강사로 일하면서 실수했던 것은 학부모님들을 향한 메세지 주어를 "어머님"으로 통일했던 것이다. 학생의 가정 환경도 모르는 일개 보조 강사일 뿐인 내가 상황을 알 턱이 없었으나, 어쨌거나 생각이 짧았던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조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아이, 혹은 부모가 이혼했거나 사별한 경우도 왕왕 있다. 메세지를 보낸 후 얼굴 빨개지고 싶지 않으면 반드시 서두는 "학부모님"으로 시작하자. 세상엔 다양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2. 맞춤법
띄어쓰기는 스페이스바를 두 번 누르지만 않는 정도면 괜찮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맞춤법이다. 간혹 틀리기 쉬운 맞춤법에서 실수를 저지르기 일쑤다. 맞춤법을 틀리고 쉼표를 너무 남발하거나 문장 끝마다 온점을 붙이면 매우 없어보인다. 당신은 학부모의 아이를 맡아 가르치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는 당신을 평가하는 눈을 갖고 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오탈자 검수로 맞춤법에 어긋나는 단어가 없도록 주의하자. 남루한 문장은 상대의 신뢰를 꺾을 줄도 안다.
맞춤법 검사 추천 사이트: https://speller.cs.pusan.ac.kr/
3. 당신의 말투를 지워라
간혹 교사라는 직업의 위신을 깎을 정도로, 친구에게 할법한 소리를 학부모에게 남발하는 이도 있다. 제발 하지 말아라!! 인터넷 언어, 초성체 절대 금지다. 이걸 굳이 기본에 적는 이유는 이런 당연한 기본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본래 말투는 삼가는 편이 좋다. 내가 추천하는 것은 상투적인 쪽이다. ~다. 로 끝나지만 간간히 ~요. 를 섞어주면 너무 딱딱하지 않은 말투가 된다.
예시 (안내문, 인사, 생기부)
"학부모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날씨가 쌀쌀한 가을입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이러한 도입의 경우 친근한 분위기와 지성적 느낌은 줄 수 있으나 서론을 짧게 서술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리자. 중요한 것은 "본론"이다. 도입부는 최대한 짧고 간결해야한다. 글이 너무 길면 읽기 싫어져서 대충 읽는 이도 분명히!!! 있다. (아마 다들 겪어봤을 것이다.) 물론 콤팩트하게 보내도 읽지 않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 최대한 요약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아래는 예시 자료를 몇 가지 적어두었다. 어디까지나 "예시"를 위해 적은 문장이니 "이런 일은 없는데?" 같은 핀잔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예시 1. 안내문 공지
학부모님 안녕하세요, 코로나 관련 등하교 시간 조정 안내입니다. vs 코로나 관련 등하교 시간 조정 안내입니다.
전자와 후자의 뉘앙쓰 차이가 확연하다. 후자의 경우 너무 딱딱한 인상을 주지만 전자의 경우 제법 예법 정도는 차린 느낌이다. 성격의 차이 정도로 볼 수 있고 후자가 아예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학부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면 전자의 형태로 쓰는 것이 옳다. 내용에서 확실히 전달해야 하는 것은 "등하교 시간"이다.
-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기존 8시 등교에서 10시 등교로 미뤄지며 하교는 13시 입니다.
장황하다. 괜히 기존 등교 시간을 언급했다가 착각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요약이므로 문장을 싹 거둬보았다.
- 등교 시간: 10시, 하교 시간: 오후 1시
중요한 내용만 담겨 전하고자하는 내용이 뚜렷하지만 너무 콤팩트해서 문제다. 바로 이 두번째 글에 단어 몇 개를 더 붙여봤다.
-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등교는 오전 10시, 하교는 오후 1시로 조정됩니다.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다. 이어보면
"학부모님 안녕하세요, 코로나 관련 등하교 시간 조정 안내입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등교는 오전 10시, 하교는 오후 1시로 조정됩니다."
얼마나 단촐한가! 물론 실제로 보내게 될 안내문은 내용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안내문은 어디까지나 "전달"이 중점이다. 문장 사이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는 더 좋은 문장으로 대체될 수도 있고 아예 삭제해도 무방하다.
끝맺음은 정보성 없는 인사말이다. 윗 문장의 경우엔 순수한 안내이므로 맺음말이 필요 없겠지만 예시와 다른 상황을 위해 설명하자면, 코로나에 대한 언급도 좋고 앞서 말하지 못한 날씨 얘기도 좋다. 하지만 반드시 "앞 내용"과 연결되도록 구성하자.
- 가을이 다가오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현 상황이 조속히 지나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예시 2. 인사
앞서 인사는 끝맺음으로 많이 사용했다. 그 밖에 적당한 길이의 문장은 서두에 쓰기 좋다.
- 학부모님 안녕하세요, 민족 대명절 추석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어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 날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절로 나는 무더운 날씨입니다.
- 시원한 물 한 잔이 더위를 날리는 여름입니다.
- 새해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 현 상황으로 우려가 많으시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학생을 믿고 맡겨주신만큼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습니다.
예시 3. 성적 관련 공지 (feat. 생활기록부)
장점과 단점 두 가지를 모두 적자. 단순히 종이에 인쇄되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메세지로 보내는 경우이기 때문에 되도록 500자 이내로 적는 쪽이 좋다. 코로나 때문에 학원 혹은 학교에서 생기부처럼 학생 관리를 보내는 경우가 생겼기에 추가해보았다.
1. +
잘하는 과목, 칭찬이 되는 행동 등을 나열하자.
- OO이는 수학 과목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OO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확립되어 응용 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 활발한 OO이는 반 분위기를 띄워주는 좋은 학생입니다. 얼마전엔 교실 앞에서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길어진 비대면 수업으로 지치기 쉬운 상황임에도 OO이는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2. -
못하는 과목, 부족한 부분, 걱정이 되는 부분 등을 나열하자. 다만 "집중력이 좋습니다." "다만 종종 산만합니다." 라는 문장은 이어질 수가 없다. 집중력이 좋지만 종종 산만하다? 그래서 집중력이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의문이 들지 않도록 문장을 조절해야 한다.
- 다만, 단순 계산 부분에서 종종 실수가 보입니다.
- 넘치는 에너지를 조절하지 못했는지 산만할 때도 있습니다.
- 간혹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았는지 표정이 안 좋을 때가 있어 걱정입니다.
3. 문장 엮기
+와 -가 잘 이어지도록 엮어보자. 어떤 문장은 그대로 붙여도 괜찮지만 또 어떤 문장은 중간에 뭐 하나가 더 끼워지면 좋을 것처럼 보인다. 앞서 말한대로 괴리감이 없도록 말을 잘 골라서 써야하며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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